□논 평□

목장경영 악화 외면한 농식품부 우유 수급대책, 앙꼬 없는 찐빵이네...

지난 10일 농식품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우유수급 안정대책을 재차 발표 했다.

대책의 골자를 살펴보면, 낙농진흥회 농가 쿼터 한시적 증량, 연간총량제 도입, 가공쿼터 신규부여를 통해 원유증산을 도모하고, 당장 모자란 분유 등 유제품에 대해서는 양허관세물량을 조기 수입과 할당관세를 도입하고, 한미, 한EU FTA 타결시 TRQ물량을 적기에 도입하여 충당한다는 것이다. 또한 구제역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젖소 수입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대책의 실효성을 논하기 전에, 우려스러운 점은 농식품부가 금번 우유부족 사태의 근본원인에 대해 간과하고 근시안적인 대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금번 사태는 이미 예전부터 조심스레 예견되었던 것으로써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왜냐면 최근 몇 년간 한파, 폭염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젖소 산유량 자체가 급감하고, 설상가상으로 사료값, 유가 등 생산비 폭등으로 목장경영이 악화되면서 농가 사육의지 자체가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구제역 상황에서 사료값은 또 올랐다. 지금은 생산을 늘린다고 수익성이 좋아지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

문제는 목장경영 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 없이는 쿼터를 늘려주든, 연간총량제를 도입하든 근본적으로 우유생산을 견인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당장 모자란다는 명분으로 수입유제품을 장려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는 국내생산은 늘지 않고, 빈자리를 수입품들이 차지하여 산업축소를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어린이에게 마시는 우유조차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또한 국내 원유증산을 위한 젖소 수입도 현실적으로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 못된다. 외국의 경우에도 젖소의 여유분이 많지 않으며, 그 나라만의 질병이나 절차상의 문제들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우유증산 대책을 국내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며, 그 핵심은 목장경영 안정 대책을 조기해 마련해야 하며 지금도 상당부분 늦은 감이 있다. 목장원유가 현실화를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당장 다산우 장려금, 암송아지 생산자장려금과 같은 대책들을 마련하여 저하된 농가 생산의욕을 고취시키는 근본대책이 우선적으로 시급히 실시되어야 한다. 농가입장에서 생각해보라. 우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도 초과원유에 대해 반값 우유를 받고 있는 처지에서, 국내 우유증산을 위한 근본대책을 외면한 채 정부가 젖소수입, 유제품 수입 조치가 마치 대책의 전부인양 포장하는 것은 농가입장에선 받아들이기에 상당히 곤란하다.

현장은 너무나 위태롭게 돌아가고 있다. 금번 대책은 현장농정을 중시하는 농식품부가 낙농현장을 외면한 나머지, 여론에 등 떠밀려 대책을 내놓았다는 것이 우리 낙농가들이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는 단순한 혹평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인식을 가져주길 바란다. 언론보도용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을 지금이라도 마련해 주길 고대한다.

2011. 2. 1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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