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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육우 법률상담
2009년 8월호 집중기획 Ⅱ _ 낙농육우산업과 환경분쟁
관리자  /   2009-08-10 4231

집중기획

 

Ⅱ _ 낙농육우산업과 환경분쟁


낙농육우산업과 환경분쟁

김 동 균
상지대학교 동물생명자원학부 교수


(1) 환경분쟁의 원인과 유형

1.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먼저 ‘환경’의 개념부터 짚고 이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환경이라고 하면 기후나 주변의 위치 또는 살아갈 때 영향을 주는 몇 가지 요인-대표적으로, 공기, 물, 땅-을 떠올린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 본다면 환경이란 『존재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즉 생명체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체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체내환경)과 몸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체외환경)을 포괄하는 것이므로 환경이란 넓은 의미에서 『이 우주가 창생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작용하여 왔거나 현재에 작용하고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최근 환경학 및 생태학 교과서에 우주가 등장하고 있는 현상은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환경을 이렇게 설정하고 논하다가는 평생을 설명하여도 모자를 것이므로 ‘좁은 의미’로 접근하기로 한다.
낙농육우산업에서 환경이라고 하면 가축과 사람의 생존에 관계하는 모든 인자이지만 이 글에서 다루고자하는 환경은 그 중 양축농가에게 제도적 불이익을 주는 현실적인 문제에 국한하기로 한다. 특히, 터 잡아 생업을 유지하던 목장부지가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건설사업 부지에 편입되어 수용될 경우와 목장인근에 도로, 주택, 골프장 등이 들어서면서 발생하는 건설작업소음(특히 암발파 충격음과 덤프트럭의 하차소음) 및 장비소음으로 인하여 가축이 피해를 입는 경우 나타나는 환경분쟁을 몇 차례에 걸쳐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2. 도시화가 낙농육우목장에 미쳐온 영향

옛말에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뜻으로, 환경이 크게 변모되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의 주변이 매일 ‘상전벽해’를 거듭하고 있다. 필자는 관솔불, 석유등잔, 호롱불(남포라고도 했다), 백열등의 시대를 거쳐 오늘날의 광휘한 문명까지 보아오면서 인류의 지혜가 주변을 변모시킨 결과에 경외감마저 느낀다. 40년 전만 하여도 잠실은 한남동에서 나룻배를 타고 건너가야 다다를 수 있는 한적하기 이를 데 없는 뽕밭이었으며(필자가 옥수동에 살면서 강 건너 인가가 없는 잠실을 풍경화로 그렸으므로 잘 기억하고 있다), 서울에서 수원을 가려면 영등포 오류동을 지나 한적한 들판을 한참 달려가야 시흥, 안양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금 잠실, 서울-수원간은 어떠한가? 그야말로 상전벽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대도시주변의 확장과 교통망의 발달은 거점 도시 사이의 접근속도를 단축시켜왔으며, 대도시는 물론 지방도시 조차 순환도로들이 개설되고 있다. 이렇게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도로와 건물이 확장된 반면 축소된 것은 농사지을 땅이다. 이와 함께 낭만과 풍요의 상징이었던 목장도 많이 없어졌다. 한 세대 전에 발달했던 도시근교 낙농은 거의 사라졌으며, 오지를 택하여 기반을 구축했던 목장들도 도로 개설, 골프장 건설, 주택단지 조성 등의 사업으로 인하여 목장부지가 수용됨에 따라 전체가 사라지거나 경계가 반 토막이나 쓸모없는 형태로 전락된 경우가 발생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목장인근에서 벌어지는 건설공사의 소음으로 인하여 유량감소와 유·사산으로 고전하다가 급기야 목장경영을 포기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육우목장에서는 번식장해로 인한 암소의 도태문제와 성장 비육중인 소의 사료섭취량 저하 및 성장지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낙농업이 급속히 전업화되고, 대규모화한 배경에는 수시로 찾아오는 사료파동, 경기침체, 무역구조의 변화만 작용한 것이 아니라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설사업이 멀쩡하게 잘 나가는 목장을 없애는 결과로 이어진 사례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도시화는 각종 건설공사를 수반하고, 이것은 기존의 낙농육우목장이 터잡고 있던 위치를 이동시켰거나 손상을 입혀 스스로 문을 닫게 하였던 것이다.

 

3. 환경분쟁의 원인, 그 유형과 현상

환경분쟁이라는 용어부터 살펴보고 넘어가보기로 한다. 쉽게 말해서, 환경분쟁이란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발생되는 이해다툼’이다. 거시적으로는 국가간 환경오염의 다툼이 있고 미시적으로는 개인의 재산 또는 생리적 불편에 대하여 원인제공자와 피해자 사이에 벌어지는 다툼이 있다.
우리분야에서 발생되는 환경분쟁은 1) 토지수용으로 인한 것, 2) 토지수용과 소음 및 진동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것, 3) 환경오염으로 인한 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하게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목장부지 전체가 토지수용될 경우
도로개설, 주택단지 건설, 골프장 등의 시설조성으로 인하여 목장부지 전체가 사업부지로 편입되는 경우를 말하며, 이것은 토지보상 협의로 문제가 종결된다. 특징적인 것은 이 분쟁은 건설공사 착공 전에 종결지어야 하므로 소음 등으로 인한 가축피해와 같은 환경분쟁은 발생되지 않는다.
토지보상은 사업공고, 관계자 협의, 1차 감정(지방토지수용위원회 관할), 2차 감정(중앙 토지수용위원회 관할) 및 보상절차로 진행되며, 당사자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소송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는 토지수용법과 공공용지의취득 및 손실보상에 관한 특례법시행규칙(법의 이름이 너무 길므로 시중에서는 이것을 “공특법”이라고 약칭하므로 필자도 다음 번 인용부터는 “공특법”이라고 하겠다)이 적용되어 토지는 공시지가(과거에는 시세보다 현저히 낮았으나 최근에는 상당히 현실화되었음)에 근거하여 보상하며, 지장물(땅 위에 있는 모든 물건)은 감정평가법에 따른 감정액으로 보상하고, 그 땅을 매개로 하여 얻어지는 이익은 공특법에 근거하여 보상한다.
이해다툼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먼저, 토지 및 그 지장물(땅위에 식재되거나 설치된 모든 물건)의 평가액에서 감정평가기관이 감정한 금액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게 된다. 우선 땅값부터 다툼의 대상이 된다. 대체로 일반시세보다 다소 낮기 때문이다. 또한 지장물의 평가액에서도 이견을 보일 수 있다. 감정평가는 법령에서 규정한 ‘잔존가치율’을 적용하여 평가하게 되므로 초기 투자액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감정이 끝나면 토지를 수용당한 쪽에서는 이 결과에 승복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왜냐하면, 감정내역을 살펴보면 축사와 가축은 물론 주변에 식재한 묘목 한 그루까지 상세하게 평가되어 있으며, 현실적으로 다른 처분방법으로는 그만한 보상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법정다툼까지 이어지는 내용은 경영권에 대한 보상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감정기관은 축산업의 경영생리나 현실에 다소 어둡기 때문에 ‘토지를 매개로 한 이익’의 산정에 미흡한 결과를 낼 수 있다. 그러므로 과거에는 농촌진흥청이 발간한 ‘품목별 표준소득’을 적용하거나 기타 유관기관에서 발표한 소득관련 자료를 적용하게 되는데 그 기준이 전국의 평균치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해당목장의 현실에 잘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전형적인 사례는 기술력이 우수한 목장에서 발생한다. 가령 두당 1일 산유량이 평균수준보다 월등히 높고, 번식효율도 우수한 목장에서는 같은 규모에서도 표준소득과는 수익성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공특법에는 염전업과 같이 특정 지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한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든 업종의 폐업보상을 24개월의 영업이익으로 한정하고 있으며(대법원 판례로 확정해 놓았음), 소위 이전 보상금은 3개월간의 영업이익으로 정하여 놓았다. 그리고 이전할 경우의 보상액에는 관리자의 이사비용과 가축의 운반비용이 포함된다. 이전보상금의 문제점은 뒤에 더 설명하였다.
 
목장부지 전체가 수용될 경우 낙농가는 다음 2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가. 목장 폐업
여러 가지 이유로 목장경영을 중단하고 폐업처분하는 경우로서 과거에 저렴하게 부지를 구입하여 목장을 조성하였다가 지가(地價)가 크게 상승하여 토지처분액으로 여생을 보내고자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형태이다. 많은 경우에 전업을 하여 생활을 영위하거나 다른 사업에 손 댔다가 자금을 탕진하고  어렵게 사는 경우도 있다(이 때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나. 이전 개업
전형적인 낙농가라면 토지수용으로 목장부지와 지장물이 소실된 대가로 받은 보상금을 가지고 더 깊은 오지에 토지를 물색하여 새로운 목장을 건설 하여 낙농을 재개하기도 한다. 다만 이 경우, 비록 지가상승으로 인한 토지보상금과 폐업보상금이 여유가 있을지라도 새 목장을 건설하고자 할 때 각종 자재비와 기계설비 비용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2) 목장부지 일부가 수용되고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경우
목장의 일부가 사업부지로 편입되는 경우로서, 토지수용이 된 부분은 위와 같은 절차로 보상이 진행되지만 수용경계선 이외의 부분은 원칙적으로 일체의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컨대, 착유실의 일부(심할 경우에는 한 쪽 구석만 편입됨)가 편입될 경우 해당 부분만 보상되므로 착유실에 구멍만 내고 나머지는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보상이 불가하다’라는 답변을 듣게 되므로 낙농가의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축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사를 반토막 내어 놓고 나머지는 모르쇠로 일관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로 말미암은 분쟁은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토지수용 분쟁이 진행되는 동안 주변의 건설공사로 인하여 소음피해가 발생되기도 하는데 항의가 거세지면 목장 근처까지만 공사를 진행하고 협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나 토지수용문제가 2차감정까지 전개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최종 감정가격대로 수용할 것을 통지하는 재결서를 발부한 후 양축가가 이에 불응하더라도 건설사업 주체측은 이 금액을 법원에 공탁한 후 건설계획에 따라 착공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피해분쟁이 발생하게 되는데 전형적인 진행과정은 다음의 경우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3) 토지수용이 포함되지 않는 환경분쟁
건설사업구간에 목장부지는 편입되지 않으나 목장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가축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좁은 의미의 환경분쟁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이때 나타나는 현상이 젖소나 한우의 유산 및 사산, 어린 소의 폐사, 유량감소 및 성장지연 등의 증상과 더불어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에는 육질등급의 하락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거의 모든 건설공사는 소음과 진동을 동반한다. 일차적으로는 부지조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암석발파 및 성토작업으로 매우 심각한 소음이 발생하여 가축에게 영향을 입히지만 각종 물자의 운송작업 소음, 장비의 가동 소음도 적지 않은 피해를 초래한다. 학술적으로는, 소음도 일종의 환경오염에 해당하여 이로 인한 각종 분쟁을 ‘환경분쟁’으로 표현하며, 제도적으로는 그 수준별 피해의 정도를 설정해 놓고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근거로 피해유무를 따진다. 그 기준이란 1994년도에 필자가 축산경영학회지에 발표한 피해사례 관련 논문과 1997년도에 황우석교수가 고속철도 주변에서 발생한 피해사례를 근거로 나름대로 정리한 『건설진동·소음과 가축피해관계』표가 근간이 되고 있다.
소음이나 진동은 파장으로 전달되며 소음이 청각을 자극하는 반면, 진동은 접촉지면에 물리적 충격을 가함으로써 동물의 생리에 영향을 미친다. 이 두가지 환경인자는 건설공사과정에서 자연히 동반적으로 발생하지만 가축에게 미치는 영향은 주변의 조건(예컨대, 기후조건, 지형, 차폐물의 존재여부, 작용지점까지의 강도 등)에 따라 다르다.
축산업과 관련한 환경분쟁 문제는 특히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피해수준 설정상의 문제
소음의 정도는 사람의 귀를 모방하여 만든 소음측정장치로 측정하고, 그 피해 수준 역시 사람이 느끼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판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심각한 오류가 존재한다. 즉, 각 동물은 가청역(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음파의 크기와 주파수)이 각기 다르고 소리에 대한 생리적 반응도 다르므로 사람에게는 귀에 거슬리는 정도의 소음만으로 다른 동물들은 치사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의 저명한 가수가 벌판에서 수많은 관중을 모아놓고 밤 사이에 연주회를 가졌는데(사람들은 광란할 정도로 즐겼겠지만) 날이 밝자 연주회장 근처의 호수위에는 수많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여 떠오른 일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반추동물들의 소음에 대한 적응력은 돼지나 닭보다는 강하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착유우의 경우에는 매우 민감하다. 그 이유는 유즙의 유하현상(milk let-down)이 oxytocin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에 의한 것이고 이 호르몬은 착유중 쥐가 발밑으로 드나들거나 개가 착유실로 들어와 짖기만 하여도 중단되기 때문인데 착유 중 발파소음이 들린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이로 말미암은 젖소들의 놀람반응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방출로 인한 태반박리현상으로 유산을 초래하기 쉽다.

 

둘째, 법 규정상의 문제
보상자와 피보상자간 합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의외로 복잡하다. 과거에는 조직이 큰 쪽에서 막강한 법률고문단을 배경으로 피보상자인 농민을 상대로 회유와 협박을 병행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문제를 종결지은 사례가 많았으나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약자인 농민이 이의를 제기하여 (당연한) 권리를 지키는 경우가 많아졌다. 놀랍게도 10여년 전에 필자가 관여해 본 환경분쟁 중 공사시행기관(법률적으로는 이를 기업자-起業者, 일을 일으킨 주체-라 칭함)과 시공회사(일반적으로 공사자라 함)측이 농민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오만하고 위협적이었던지 필자를 만난 농민들이 울먹거리면서 저들이 자기들을 “벌레 보듯” 하였다고 한 일도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환경분쟁관련 소송관련 판결 중 농민의 손을 들어 준 사례가 많아져 과거처럼 무지막지한 일은 많이 사라겼다. (때로는 공사자측에서 오히려 피해를 입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환경분쟁으로 인한 보상의 법적 책임은 원칙적으로는 기업자에게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공사자가 부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기업자가 이를 부담하려면 상부기관에 예산 신청, 또는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담당자가 문책의 염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계약상 ‘을’의 지위에 있는 공사자에게 떠넘기는 일이 많을 뿐 아니라 ‘을’은 다음 번에도 공사를 수주하기 위하여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떠안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한편, 법 구조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농(목)장의 이전보상도 3개월로 규정되어 있는 점이다. 이 규정은 일반 상업을 기준으로 설정된 것인데 그 근거라는 것이 다른 곳에 점포를 개설하고, 상품을 옮겨 진열하는 것에 터잡고 있다. 그러나 가축의 사육기반을 이전하는 문제는 성질상 이것과는 판이하지 않은가? 우선 농장이나 목장을 이전하려면 부지의 물색부터 난항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특히, 양돈장을 이전하려고 민원을 청구해 보면, 당해 시군은 물론 인접시군 어느 곳에 문의하여도 ‘공해등의 이유로 지역주민의 반대가 극심하여 이전이 현저히 곤란하다’는 답신을 받게 된다). 나아가 이러한 공문의 해석으로 폐업보상의 범위까지 제한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즉, 법률적으로는 “현저히 곤란”과 “불가능”이 다른 것으로 해석되므로 후자는 36개월간의 영업이익을 보상해 주지만 전자는 24개월분으로 고정되어 있다.
어쨌건 우여곡절 끝에 농장 이전부지를 마련하였다고 하더라도 축사의 설계와 시공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가축을 이동하여 입식시켜 안정시키는 데에도 시일이 소요되며, 재생산 가동시까지는 상당한 경영비가 투입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3개월이라는 이전보상금(그나마 3개월간의 영업손실과 인축의 여비만 보상)은 터무니없는 수준이다.
또한 폐업보상액에도 문제가 있다. 사고가 발생하여 평생 장애가 되거나 사망할 경우, 그 보상은 당사자의 직업수명에 근거하여 산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일진대 양축가의 경우는(실제로는 정년퇴직의 개념도 없지만) 단 2년간의 영업이익(결코, 연간 총 수입금이 아님)으로 종결처리 된다. 따라서 양축가는 자신의 나이에 상관없이 평생을 의지해 온 생업을 박탈당하는 대가로 2년치의 품삯을 받아 퇴역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시간과 경제적인 문제
전체적으로 본다면 환경분쟁이 종결될 때까지에는 매우 복잡한 절차와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자금력이 풍부한 회사나 관청은 이를 잘 견뎌낼 수 있겠지만 영세한 개인은 그 비용부담과 정신적 고통을 감당하기 어려워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그러면 그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흐름만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사 소음 진동으로 인한 가축피해 발생 ⇒ (초기에는 양축가가 그 원인을 인지하지 못할 경우가 많음) ⇒ 원인을 의심한 끝에 시공사측에 항의 ⇒ 현장 확인 후 상호 다른 주장으로 다툼 ⇒ 지방환경분쟁조정위원회(광역 자치단체에 구성됨)에 재정신청 ⇒ 재결서 결과 불복 ⇒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환경부에 구성됨)에 재정신청 ⇒ 재정결과에 수용하거나 불복시 손해배상 청구소송 ⇒ 1심판결(조정으로 종결될 수 있음) ⇒ 쌍방 중 어느 한편이라도 불복시 항소(2심) ⇒ 쌍방 중 어느 한편이라도 불복시 상고(3심) ⇒ 확정판결(대법원)

위 흐름에서 보듯이 분쟁의 종착지점까지는 멀고도 험난한 과정이 이어지며, 그 인과관계를 명확히 짚어내기도 쉽지 않다. 왜냐하면 지나간 시간에 발생한 피해상황을 동일하게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각 당사자들은 전문가의 견해를 활용하거나 소송에서는 전문감정인을 지정하여 감정서의 내용을 참작하여 판결을 내리게 되는데 대체로 재판부는 약자인 피해농민에게 우호적이다. 물론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전문가를 동원하여 인과관계를 해석하고, 그것으로 피해액을 산정하여 재정결정(사법부의 판결에 준하는 효력이 있으나 강제집행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소송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음)을 하지만 종래의 사례들을 보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수준의 10~20%정도에서 배상액이 결정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물론, 피해주장액이 터무니없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이 합리적인 판정을 내린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대부분의 재결서들은 사업의 공익성을 고려하여 책임귀속의 수준을 감정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충분한 보상의 기회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재정결정이 지방과 중앙에서 모두 진행되려면 대체로 6~12개월이 소요된다. 이 기간 중 건설공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하지만 법원 공탁을 걸고 진행되기도 한다. 나아가 설사 재정결정에 쌍방이 동의하여 분쟁을 종결지었다고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았던 피해(각종 번식장애로 인한 가축의 도태 및 후보축의 입식 및 재생산 비용 등)로 인하여 공사가 완공 된 이후에 송사가 진행되기도 하는데 이때 피해액은 분쟁초기의 수준보다 상당한 범위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소송을 제소한다고 하여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성이 부족한 법정대리인을 만나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사건도 패소하고 만다. 패소는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소송비용도 물어야 하므로 한마디로 ‘망한다’는 말이 제격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주변에 허다하다. 따라서 소를 제기하기 전에 소를 구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비용을 충분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으며, 양심적인 변호사를 만나 잘 상의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변호인은 사건의 승패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으며, 사건 의뢰인의 부탁을 받고 자신이 지닌 법률적 능력을 발휘하여 송사에 임할 뿐이다. 오죽하면 변호사들 사이에 “지는 쪽이 있어야 이기는 쪽이 존재한다.”라는 명구가 회자되겠는가?

 

4. 향후 검토될 사례에 대하여
근래에 환경피해분쟁 문제로 상담을 청하여오거나 감정을 맡아달라는 법원의 요구가 부쩍 늘어났다. 과거에는 도로건설공사로 인한 문제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요즘은 골프장의 건설이 문제를 야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개 골프장 건설업자들은 도로조성업자보다 축산피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여 대응방식도 무모하여서 결국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발간하는 소음진동관련 환경분쟁사례 중 어느 해에는 축산피해가 전체의 40%를 차지할 만큼 가축에 대한 피해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축종도 다양해서 필자가 경험한 것만 하여도 닭, 돼지, 염소, 개, 육우, 유우, 타조 등에 이르고 학술적으로는 사람은 물론 각종 어류와 식물에 대한 피해도 적지 않다. 또한 환경오염의 형태도 소음진동이 가장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중금속, 고압선의 전자파, 빛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러므로 필자는 앞으로 이 기고를 통하여 낙농육우분야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발생하기 쉬운 사례를 골라 피해발생의 원인, 증상, 사건의 전개양상 및 그 대응과정을 몇 가지만 소개할 예정이다. 이 사례에서 양축가가 겪은 시행착오와 그 해법도 지적할 예정이다. 그러므로 이 글은 이와 유사한 경우를 당한 양축가에게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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